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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06월) 말씀을 중심으로 모인 젊은이 여러분이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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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중심으로 모인 젊은이 여러분이 교회

지도신부 유인창 안사노

나는 진정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에 도구로 쓰여, 감히 나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하느님을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어느 성인이나, 교회 성직자 혹은 수도자가 한 말이 아닙니다. 배우 김태희씨가 한 말입니다. 세례명이‘베르다’더군요.

지난 5월 6일부터 서울대교구 주보에 김태희씨의 글이 실리고 있는데,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어떠냐고요? 김태희씨에 대한 제 마음은 사적인 자리에서 밝히겠습니다. 흠, 흠… 대신 이것만큼은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녀의 신앙고백에 경의를 표한다고요. 아니,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고 하는 게 더 적합한 표현입니다. 널리 알려진 연예인으로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앙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한 대중매체와 그 매체의 보도 내용을 샅샅이 훑고 반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날 적지 않은 파장을 고려할 때, 정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사회적인 이슈들보다 그녀가 제 마음 속에 일으킨 작은 동요에 더 초점이 맞춰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최근에 제게 일어난 일과 뒤엉켜 중요한 묵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5월 20일 주일 낮에 우리 센터에서 직장인 탈출기 연수기획실 회의가 있었습니다. 담당 신부인 저도 당연히 참석을 했겠죠. ‘몇 주 전에 연수와 만남의 잔치가 끝난 상태인지라 조금 느슨한 회의가 되지 않을까?’ 라는 저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한껏 여유 있고 행복한 표정으로 모인 실원들은 가을에 있을 연수 준비를 시작하더군요. 맙소사! 아직 다섯 달이나 남았는데, 조금 살살 하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찰나, 실장인 백민경 아녜스가 그러더군요.

“신부님, 수녀님은 봉사를 위한 삶을 사시려고 한 분들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잖아요. 성서모임이 우리 삶에서 1순위가 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성서모임이 2순위로 밀리도록 가만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다들 각오를 새롭게 했으면 좋겠어요.”

두둥~ 하고 가슴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내가 봉사의 삶을 살기 위해 사제가 되었다고?’,‘성서모임이 저들의 삶에 2순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회의 시간 내내 제 머리는 참 복잡했습니다. 내가 정말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가, 그리고 소위 책임이라는 것을 맡고 있는 내가 저들보다 성서모임을 더 1순위로 생각하고 있는가… 공교롭게도 그 주간 복음인 요한복음 17장에서는‘아버지의 영광’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산다는 김태희씨나, 성서모임을 2순위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백민경이나 저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제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최 모라는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제 수업에서도 성적이 좋았지만, 과에서도 최 상위권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도서관을 떠나지 않는 이 여학생이 주말만 되면 사라졌다가 다시 월요일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학기가 끝나갈 무렵 궁금증을 풀려고 그냥 솔직하게 물었습니다. 주말에 어디를 가는 거냐고요. 천안을 간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묻자,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하기 때문이랍니다.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공부할 시간도 넉넉지 않은 마당에, 주말마다 그것도 지하철을 타고 그 먼 거리를 왕복한다는데, 그 이유가 신앙 때문이라니! 교목실에서 열심한 가톨릭 신자 학생들을 만나봤지만, 이 여학생만한 이가 없었습니다. 제 자신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왜 우리 가톨릭 청년들은 정말 열정적으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그런 열정적인 청년들이 없는 게 아니라, 제가 몰랐던 거였습니다.

우리 가톨릭 청년 성서모임에는 앞에서 말한 최 모 양 보다 훨씬 더 열심인 젊은 신자들이 철철 흘러넘칩니다. 강혜성 세레나라고 있는데, 대학모임 4지구 대표입니다. 장학생인데 성서모임에도 얼마나 열심인지 몰라요. 하루는 저에게 그러더군요. “신부님, 저는 성서모임 때문에 힘든데요. 그런데 성서모임 덕분에 너무 좋은 것도 있어요. 연수 준비나 센터에 가기 위해서 미리미리 페이퍼도 써놓고요, 퀴즈라든가, 시험 준비도 일찍부터 준비하거든요.” 성대모사를 안 한다면 더 좋겠지만, 이런 혜성이를 어찌 기특해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서울시립대 이보미 아녜스도 있네요. 개강미사에 30명 이상 오면 감사의 뜻(?)으로 삭발을 한다고 했대요. 그걸 봤어야 했는데…^^

우리 임원진과 부장단도 있네요. 정지용, 서아름, 박정하, 김정은, 최원영, 박선영, 유미림, 이태연, 변유민, 조현경, 황현준, 강혜정, 백민경, 이지혜, 김종일, 윤이나. 이들 말고도 너무 많아서 소개하려면 따로 날을 잡아야겠습니다.

하여튼 우리 청년 성서모임 젊은이들은 너무 열정적이어서, 이들만큼 열심히 살려고 하다 보니 제 몸이 못 견딜 지경입니다. 지난 호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래서 성대 육아종도 걸린 거고요. 하지만, 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셨잖습니까?

“신앙에 있어서 열심히 달려, 승리의 월계관을 얻으라.(1코린 9,24-27; 2티모 4,6-8)”고요. 우리 성서가족들은 그 월계관을 얻으려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를 풍요롭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피곤하지만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거 아닐까요?

제가 이곳에 부임한 이후, 이 단체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집요하게 묻고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전 수녀님이 그러시더군요. “청년성서모임의 핵심은 말씀, 평신도 중심, 그리고 소공동체예요.” 알아는 듣겠지만, 너무 추상적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늦은 시각에 회의를 마치고 창세기 연수기획실장 김종일 베드로를 차로 집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차 안에서 제가 물었죠. 도대체 청년성서모임의 힘의 원천이 뭐냐고요.

“봉사자요. 여름⋅겨울 연수 시작하기 두 달 전부터 연수봉사자들이 준비를 하는데, 처음에는 호흡도 잘 안 맞고 서로 시간을 쪼개어 와서 밤늦게 모든 걸 하다보니까 갈등도 있거든요. 그런데 점점 변화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연수가 시작될 즈음에는 비장한 각오로 어느덧 하나가 되어 있어요. 그런데요, 신부님. 연수봉사자들이 연수에 들어가면 연수생들이 똑같은 사이클을 갖는 거예요. 처음에는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조금 냉랭하게 수동적으로 움직이거든요. 그런데 봉사자들이 몸과 마음을 다해서 다가가고 이끌어주고 하니까, 연수생들도 서서히 달라져요. 그리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가 되어 뜨거운 체험을 하게 되는 거죠. 청년성서모임의 힘의 원천을 물으신다면 저는 봉사자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렇습니다. 말씀을 사는 봉사자. 바로 여러분들이 우리 청년 성서모임의 중심이라는 걸 점점 더 분명하게 알아 가는 것 같아요.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4. 공동번역)”

가톨릭 청년성서모임 가족 여러분, 이제 곧 여름 연수가 시작됩니다. 우리, 말씀으로 하나가 된 우리의 힘을 보여줍시다. 연수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의 가슴에 성부, 성자, 성령의 뜨거운 불을 활활 지펴 봅시다!

센터임원진,부장단
2012-06-29 19:24:31 from 115.95.9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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